by 손희동
April 20th, 2018

 

AI로 분석한 기자와의 대화 Part I

 

보도자료에서 쓴 맛을 본 홍보만 대리. <참고: ☞‘기자들이 외면하는 보도자료 쓰는 8가지 방법’>

이번엔 기자와 미팅이 잡혔습니다. 상대는 한국에 100여개 밖에 없다는 주요 경제매체의 출입기자입니다. 마음이 다급해진 홍 대리는 기자들의 모든 대화를 수집해 최적의 대화법을 찾아준다는 AI 솔루션, 홍파고에게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기자들이 대화 때 자주 올리는 화두 몇 가지를 던지니 아래와 같은 답이 돌아옵니다.

 1 <홍보 초심자가 생각하는 기자 미팅>

2 <현실은…”차라리 혼자 먹고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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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즘 뭐 재밌는 거 없어요?”

데스크에 보고할 만한 취재거리를 달라는 뜻입니다. 단독이면 베스트, 그렇지 않더라도 뭔가 읽을거리, 혹은 정보보고라도 할만한 내용을 좀 찔러 줬으면 한다는 얘기. 인정에 끌려, 혹은 섣부른 의무감에 무심코 조직 내부의 얘기를 했다간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내부 정보가 아니라면 늘 화제가 되는 인사(흔히 말하는 셀럽)의 동정에 관해 썰을 풀어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할 것입니다. 조금 친하다 싶은 기자라면 조심스럽게 경쟁업체의 뒷얘기를 넌지시 흘리는 트리플 악셀급 고난도 스킬을 구사하는 모험도 해 볼만 합니다. (단, 유체이탈 화법 필요)

별로 할 말이 없을 경우, 무난하게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참 힘드시죠?’, ‘OO기업은 보너스 엄청 받는다던데’, ‘휴가 때 어디 좋은 데 가시나요?’ 등으로 화제를 돌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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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 건(껀)은 어떻게 됐어요?”

‘변화=뉴스’.

달라진 게 있으면 기사로 쓰고 싶다는 기자의 개인적인 바람이 작용한 질문입니다. 기자 입장에서는 되도록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기를 바랄 겁니다. 그래야 기사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지요.

만약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 중이면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겠지만, 부정적인 방향이면 ‘달라진 거 없습니다’정도로 짧게 끝내는 게 좋습니다. 섣불리, “안돼서 접었습니다”거나 “좀 힘들어 졌습니다” 했다간, ‘난항 거듭하던 OO프로젝트, 결국 무산’, ‘야심차게 추진했던… 수습 안돼 어쩌나’ 등의 기사를 보게 될 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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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장님(장관님, 이사장님, 사장님, 행장님, 총장님, 혹은 각하?)은 건강하시죠?”

‘건강하시지 않으면 기사를 쓸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돌아가실 정도로 많이 아프시면 곤란하다’가 함축된 의미입니다.

조직 수장의 동정은 꽤나 큰 뉴스거리입니다. 특히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뉴스로써의 가치는 급상승합니다. 정가나 관가에서는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지만, 오너 중심으로 운영되는 재벌 기업의 경우 얘기가 달라집니다. 회장님의 건강 유무에 따라 해당 기사의 중요도는 그 가치를 따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기자들도 출입처의 큰 어르신이 돌아가시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 ’여전하시죠 뭐ㅎㅎㅎ’ 라며 달라진게 없다는 정도의 뜻을 내비치면 기자들도 아쉬움 반, 안도감 반의 한숨을 내쉴 겁니다. 그분은 너무 건강해도, 안건강해도 기사가 됩니다.

 3 <“회장님 건강하셔야해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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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 그래요~~” or “아! 그래요?!”

행간을 잘 읽어야 합니다.

‘아↘ 그래요↘’
열심히 설명해 줬는데 기자가 이해를 잘 못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싶으면 이런 반응을 보입니다. 기자 입장에서 반응은 해야겠는데 재미는 없고, 예의는 차려야 할 때, ‘별 시덥잖은 얘기 말고, 나는 관심 없으니 다른 얘기를 해 보세요’를 4글자로 줄이면…?

대답 이후 이후 왠지 대화가 끊겨 정적이 흐른다 싶으면, 빨리 화제를 돌리시거나, 그냥 할 말이 없으면 차라리 물을 한 잔 따라 주세요.

‘아!↗그래요?↗’
눈을 크게 치켜 뜨면서 얘기에 집중 한다든지, 몸을 앞으로 쑥 내밀거나 할 때는 경우가 다릅니다. 관심이 있으면 꼬리에 꼬리를 문 추가 질문을 할 겁니다. 어필할 내용이 있으면 기회를 잘 살리시고, 아차 싶으면 빨리 발을 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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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작년에 수익이 좀 났다면서요?”

기업의 실적은 미디어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기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를 잘해 수익이 났으면 그것대로 기사가 되고, 반대로 장사가 안돼 적자를 보면 그것 역시 기사감입니다.

그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 편으로는 사정이 되면 협찬도 하시라는 얘기도 됩니다. 특히 큰 행사를 앞두고 있다던가, 창간 기념일, 연말, 연초, 또는 주요 캠페인이 걸린 시기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기자도 생활인입니다. 기사도 잘 써야 하지만, 회사 수익에도 기여해야 합니다. 출입처에서 좀 도와주면 고마워 할 것입니다.

문제는 예산이 한정돼 있다는 것이겠지요. 협찬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정도라면 그나마 최소한의 성의 표시는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솔직하게 말씀하시고 양해를 구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4 <기사 쓰랴, 매출 올리랴, 바쁘다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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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OOO님 요즘 바쁘신가요?”

바쁜 것과 안 바쁜 것의 차이?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어차피 주요 취재원을 만나고자 하는 기자의 바람은 똑같으니까요. 인터뷰든, 티타임이든, 식사든, 자리를 한 번 만들고 싶다는 뜻입니다.

더 나아가 행사 관련 초청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OOOO포럼이 있는데 좀 불러달라’는 요청일 수도 있습니다. 바쁘다고 하면, 달라질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좀 내주시면 감사하다’라는 답이 돌아올 것입니다.

언론사들이 컨퍼런스와 포럼,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들을 열고 있고, 이때 기자들에게 주요 VIP 섭외가 미션으로 떨어집니다. 조직에 유명인사가 있다 치면 당연히 섭외가 몰리기 마련입니다.

일단 알아는 봐야겠지요. 알아보는 거야 돈드는 거 아니잖아요. 미팅 후 복귀하셔서 눈치껏, 정도껏 보고하시고. 혹시 잘되면 조직이나 미디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거니 생색을 좀 내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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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민감한 내용을 거론하며) ”~~라고 하던데 이거 맞는 거죠?”

나도 모르게 ‘예’라고 대답하는 순간. 기자는 홍보실에서도 컨펌 받은 내용이라고 자신 있게 데스크에 보고한 뒤 기사를 낼 것입니다. 회사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면 모르겠습니다만, 만약 나가서는 안되는 내용이라고 하면 뒷감당이 어려울 터.

‘저희는 모르는 일인데요’. ‘처음 듣습니다’. ‘정말요?’, ‘ㅎㅎ 그것까지 저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모르는 건 모르는 겁니다. 아 진짜 난 모른다고!

 5 <낚시하기 딱 좋은 날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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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신사업이나 새로 하는 프로젝트 없어요?”

지금 무지무지 너무나도 절실하게 절대적으로 무엇보다 필요한 건 단독! 단독이 너무 고픈 출입기자님의 하소연입니다. 어느 기자나 단독을 원합니다. 단독은 마약과도 같습니다. 한 번 하고 나면 또 하고 싶고, 또 오랫동안 안하면 왠지 뒤처지는 것 같아 손이 가게 되는.

어느 기업이나 신년 프로젝트 하나 정도는 있기 마련이고, 정부 부처나 의원실 역시 비장의 무기로 새로운 법안 하나는 들고 있기 마련이죠. 사실 언제 공개할까 타이밍을 잡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부 기밀문서를 빼내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지요. 친한 기자에게 유용한 정보 하나쯤은 주고 싶은 취재원의 마음, 그리고 제대로 된 단독을 터뜨려 주목을 받고자 하는 기자의 간절함, 이 둘이 잘 어우러져야 할 텐데요.

 

<다른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Part II도 조만간 선보이겠습니다. >

 

HeeDong Sohn | Account Director
Weber Shandwick Korea

 * 웨버샌드윅 코리아 손희동 이사는, 경제 전문 기자를 지향했으나 기자로는 사회경제적 편익에 근거한 부가가치 창출이 어렵다는 사실에 낙담, 보다 쓸모 있는 경제인이 되기 위해 전업을 결심했다. 현재 글로벌PR 회사인 웨버샌드윅 코리아에서 한국어에 가장 능통한 인재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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