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박혜령
November 10th, 2014

웨버 샌드윅의 지주회사인 인터퍼블릭그룹(Interpublic Group of Companies)은 웨버 샌드윅 외에도 수많은 굵직한 이벤트, 홍보, 마케팅, 브랜딩 에이전시들을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다.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외국계 홍보대행사에서 근무하는 것의 장점 중 하나는 이러한 점을 활용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을 통해 폭넓은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 중 아태지역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핫하우스(Hothouse)라는 사내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있다.

Hothouse_1올해로 6회를 맞은 핫하우스는 매년 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데, 인터퍼블릭그룹 자회사의 아태지역 오피스에서 선발된 총 20명의 직원들이 3일동안 토론, 세미나,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구성된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나는 올해 웨버 샌드윅 코리아의 사원으로서 핫하우스에 참여하게 되었다.

핫하우스는 매년 특정한 테마를 선정해 해당 테마를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데, 작년의 테마였던 ‘영감(Inspiration)’에 이어 올해의 테마는 ‘목적(Purpose)’이었다.

핫하우스의 선발 과정은 다소 까다롭지만, 지원자의 열정과 생각을 최대한 이끌어내게끔 유도한다. 핫하우스 지원서는 자유 형식인데, 왜 본인이 핫하우스에 참가하고 싶은지에 대한 설명뿐만 아니라, 기업 목적을 훌륭히 어필한 사례 등 올해의 테마인 ‘목적’에 맞는 여러 가지 토픽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야 했다. 나중에 핫하우스에 참석한 다른 친구들의 지원서를 보니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등 굉장히 다양한 형식으로 스스로를 어필한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Hothouse_2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발되면, 핫하우스는 참가자들이 발리에 도착하기 몇 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프로그램 합격 통지와 함께 합격자들은 5인 1팀으로 구성되고, 핫하우스 첫날 아침에 있을 발표 준비를 사전에 해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핫하우스는 아태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이므로, 베이징, 싱가포르, 시드니 등 몇 백 킬로미터씩 떨어져 있는 각 팀원들은 컨퍼런스 콜과 이메일 등만을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게 된다. 첫 번째 프레젠테이션의 주제는 ‘기업이 목적을 지어낼 수 있는가?’이었고, 팀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다양한 기업 사례와 의견을 정리했다. 회사 업무와 발표 준비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준비가 때론 벅차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얼굴도 아직 본 적 없는 팀원들로부터 실시간 공유된 자료들은 굉장히 유익했고, 따라서 핫하우스에 대한 나의 기대감도 더욱 높여 주었다.

Hothouse_3

발리에 도착한 첫날에는 짐을 푸르자마자 다른 핫하우스 참가자들과 인사를 했다. 내가 핫하우스에서 가장 만족했던 점 중 하나는 프로그램을 함께 한 사람들이 너무 착하고 재미있었다는 것인데, 비슷한 업계와 지주회사 밑에서 근무하고 있어서인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서로에게 친근하고 스스럼없이 대하는 분위기가 굉장히 편안했다.

본격적인 핫하우스 프로그램은 인터퍼블릭그룹의 여러 아태지역 에이전시의 디렉터들이 참석해 이틀 동안 연이어 진행하는 세미나와 강연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에는 이벤트 에이전시인 잭 모튼(Jack Morton), 브랜딩 에이전시 퓨처브랜드(FutureBrand), 홍보 에이전시인 골린 해리스(Golin Harris) 등 인터퍼블릭그룹 내 다양한 에이전시의 각국 오피스 디렉터들이 참여했고, 본인이 속한 회사에서 진행하는 재미있는 프로젝트와 개인적인 성장 스토리 등 ‘목적’을 주제로 한 다양한 세미나와 토론을 진행했다. 단순히 세미나를 듣는 데 한정되지 않고 참가자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은 테이블에서 궁금한 점을 자유롭게 질문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점이 인상이 깊었다.

Hothouse_4유익한 세미나들이 모두 끝나면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또 한번 마지막 발표를 준비하게 된다. 마지막 발표의 주제는 사업 목적이 부재하거나 불분명한 기업들을 골라 해당 기업에 걸맞는 목적을 심어 주고, 이를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인식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내가 속한 팀에서는 글로벌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을 맡았고, 팀원들 모두 호텔 수영장에 둘러앉아 세븐일레븐의 현재 기업 목적과 마케팅에 대해 함께 조사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바로 공유가 될 수 있었다. 또한 흥미로웠던 점은 이벤트 에이전시 잭 모튼(Jack Morton)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출신인 팀원이 있어 공유된 아이디어를 즉시 그래픽화 할 수 있었고, 보다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었다. 발표 준비는 꼬박 반나절 동안 진행 되는데, 팀 별로 발표를 준비하는 동안 세미나를 진행했던 각국 오피스 디렉터들이 돌아다니며 각 팀과 함께 본인들의 의견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이렇게 열심히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모두에게 발표하게 된다. 우리 팀은 세븐일레븐의 기업 목적으로 ‘사람들이 보다 큰 문제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작은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라고 새롭게 정리했고, 이를 잘 보여주는 그래픽 동영상을 제작하여 보여주었다. 한 남녀가 데이트를 하러 가는 길에 각자 세븐일레븐에 들러 데오도란트와 껌을 구입하여 데이트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었는데,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었을 뿐 아니라 발표를 보는 이들도 즐거워했다.

Hothouse_5

이렇게 바쁜 일정의 핫하우스가 모두 끝나고 나니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모두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저마다 다른 비행기 시간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기 전까지 모두 모여 함께 수영도 하고, 발표 준비 등으로 인해 미처 못다한 수다도 떨면서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이번 핫하우스 참가를 통해 해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등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스스럼없이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들을 얻었고, 또 인터퍼블릭그룹의 다른 여러가지 에이전시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매일 매일이 쉴새 없이 바쁜 에이전시 업무에 치우치다 보면 나의 커리어 및 개인적인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이 시간이 지나가기 십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핫하우스는 나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한 템포 쉬며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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