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중대
April 16th, 2018

metoo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용기 내어 폭로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법조, 정치, 문화·예술, 학계 등 우리사회 전반으로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목소리를 내고 방송에 출연해 억울한 상황을 직접 밝히기도 한다.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주로 직장인 익명 앱을 통한 고발이 이뤄진다. 일례로 지난 3월 초 블라인드(blind) 앱에는 취업을 희망하는 여대생과 사내 직원들에게 사적 만남을 강요하는 한 기업 인사 팀장에 대한 폭로 글이 등장해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미투 캠페인은 명성 관리 차원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주목해야 할 중요 이슈다. 소수 임직원의 그릇된 행동, 그에 대한 조직의 잘못된 대응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면 힘들게 쌓아온 기업 명성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 정의 확대…정부정책도 변화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에 따르면 성폭력은 성희롱이나 성추행, 성폭행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으로 ‘성을 매개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이뤄지는 모든 가해행위’를 뜻한다. 근래 발표된 기업 내 현황 조사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직장 내 성희롱은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과도 같은 이슈로 존재하고 있다.

실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지난 2월 22일부터 3월 2일까지 714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한 결과 28.8%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가해자는 ‘직장상사’가 81%로 압도적이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말 직장인과 대학생 815명을 대상으로 ‘조직 내 성추행 경험’을 설문한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의 34.1%가 ‘당한 적 있다’고 했으며, 과반수에 달하는 50.4%는 ‘성추행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도덕 불감증이 뿌리 깊은 가운데, 비즈니스 리더 및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추가적으로 주목해야 할 법률안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오는 5월 29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직장 내 성희롱 범위를 확대하고 사업주의 조치 의무를 강화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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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문결과 직장 내 위계에 의한 성희롱 경험이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정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은 다른 법률에서 말하는 성희롱과 조금 다르다.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상급자, 근로자가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뿐 아니라,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도 포함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직장 내 성희롱 적용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례를 예상한 뒤 내부 기준을 수립해 대응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업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HR 및 PR 부서 전문가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사전 진단·점검시 필요 사항

성희롱 현황 진단: 현재 직원들의 상황이 어떠한지 관심을 갖고, 조직 내 성희롱 관련 취약한 부분은 없는지 나름의 진단을 해야 한다. HR부서의 주도로 익명 기반 온라인 조사를 하거나, 유사한 서베이 도구를 통해 진행하면서 어떤 종류의 부적절한 행위들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사내 HR 부서의 진행에 대해 직원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다면 외부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보고 프로세스 점검: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거나 목격했을 경우, 관련 내용이 경영진에 안전하게 보고될 수 있는 시스템인지 살펴야 한다. 피해자 이외 동료들도 위반 사실을 목격하게 되면, 팀 내 시니어 혹은 HR부서 담당자에게 보고하도록 권장해야 한다. 성희롱 관련 상황들이 묵과될 시 모든 조직 구성원과 기업 자체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꼭 프로세스 점검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모든 직원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이끌어내야 한다.

혐의 조사 프로세스 점검: 성희롱 혐의가 접수되면 즉시 관련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이는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대한 법률’ 개정안은 성희롱 관련 고용주의 의무사항을 확대했다. 따라서 사업주는 성희롱 사실을 확인하고, 조사 기간 중에는 피해자를 위해 근무 장소를 바꾸거나 유급휴가를 주는 등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경영진의 적극적 참여: 직장 내 성희롱 이슈는 경영진이 나서서 거론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주제일 수 있다. 그러나 내부 이슈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부로 공유되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선 문제 해결을 위한 선제적인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 보다 생산적인 토론을 위해 HR부서와 PR부서는 기본적인 토킹 포인트와 FAQ 등을 정리해 경영진에게 제공해야 한다. 관련 커뮤니케이션 자료들은 관료적 혹은 전문적 용어 중심이 아닌, ‘성희롱 가해자에 대해서만큼은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한다’ 등의 직접적이고 명확한 원칙과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

예방교육 점검 및 강화: 고용주가 성희롱 문제에 대해 정기적으로 사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관련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잘못된 판단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어 실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정부에서는 직장 내 사건사고를 예방하고, 계도하기 위해 법정의무교육의 성희롱예방교육을 필수적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미진행시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단순히 적발되지 않으려 하기보다 실질적으로 직장문화를 개선하는 데 의미를 두고 적극 진행해야 한다.

사내 정책 점검: 사내 성희롱 정책이 모든 법적 요구 사항들을 충족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매번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하게 되면 관련 내용을 읽고, 서명하게 함으로써 회사가 성희롱 관련 어떤 정책을 보유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정책 내용도 점검이 필요하다. 만약 불미스러운 일을 경험하게 되면 관련 내용을 소셜미디어 채널에 게시하는 것만으로는 해당 괴롭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힘드니 사내 담당자에게 신고하는 것이 빠른 해결을 이끌어내는 방법임을 직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소셜미디어 채널 모니터링: PR부서는 지속적으로 소셜미디어 채널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자사 임직원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의견이 언급되는 것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이슈 파악도 요구된다. 이를 통해 직장 내 성희롱 문제의 근본적인 징후를 파악하는 데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이슈 발생시 대응 방향

위기관리에 있어 첫 번째 원칙 키워드는 ‘사전 준비’다. 조직 내 성희롱 혐의(혹은 스캔들)는 언제 일어날지, 얼마나 기업 명성에 영향을 끼칠지 예상하기 힘들다. 그리고 실제로 발생하게 되면 대응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는 더욱 힘들다.

어떠한 방안이든 주요 행동 계획에 대해 사내 HR, PR 및 법률 부서 전문가들이 사전에 합의해야 하며, 그 합의를 기반으로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구체적 대응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이슈 관련 피해자, 가해자, 목격자, 사내 직원, 언론매체 등 이해관계자별 기본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대응 메시지가 준비돼야 한다.

다소 교과서적이기는 하나, 사내 성희롱 이슈가 대내외 주목을 크게 이끌어낼 시 고려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흐름은 다음과 같다.

▲현재 상황을 인지했거나 조사 중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가해자의 범죄 사실이 명확할 경우 해당 직원 해고 등의 실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당 이슈가 발생했음에 대해 주요 이해관계자들에게 사과한다.
▲해당 이슈를 바로잡기 위해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 이해관계자별로 이야기한다.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지 공표한다.

본 글은 PR전문 월간지 THE PR에 게재되었습니다.
원문은 하단 링크를 통해 접속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the-p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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